한우든 수입육이든, 소비자가 느끼는 가장 직접적인 이슈는 ‘가격’이다. “왜 요즘 고기가 이렇게 비싸졌지?”라는 질문은 정육점 주인도, 소비자도, 유통업자도 매일같이 던진다. 이번에는 고기 가격이 오르는 구조적 원인을 도축–경매–가공–유통–판매까지 단계별로 짚어보고, 그 안에 숨어 있는 국내산/수입산의 가격 공식과 향후 전망까지 살펴본다.
🐂 1. 도축에서 출발하는 가격 – ‘생체 kg’의 의미
한우든 돼지든, 고기의 출발은 ‘생체 kg 단가’다.
- 예: 한우 1++ 기준 1kg 생체 가격이 2만 5천원 → 도축 후 실제 고기로 나오는 건 약 55% 수준
- 이 중에서도 등심/안심/갈비처럼 잘 팔리는 부위는 적고, 잡육/설도/우둔처럼 단가가 낮은 부위는 재고 부담으로 작용
▶ 즉, 정육점은 한 마리에서 나오는 고기 전체를 ‘평균 단가’로 팔아야 하므로 고급 부위가 아무리 비싸도 전체 수익률은 제한됨
💼 2. 경매와 공판장 – 가격의 첫 번째 진입 장벽
한우는 대부분 축산물 공판장 경매를 거친다. 이 경매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실시간으로 가격이 출렁인다.
- 최근 소비 감소 + 송아지 생산 감소 + 사료비 상승 → 도매가 상승
- 도매가가 오르면, 소매가는 더 큰 폭으로 오르게 됨 (도매 이윤 + 운송 + 손질비)
▶ 사료 가격이 국제 곡물 시세에 연동되므로, 국제 정세가 곧 고기 가격에 반영됨
🛠 3. 가공·유통의 다단계 구조 – 마진이 쌓인다
고기가 소비자 손에 닿기까지의 기본 구조:
도축장 → 경매 → 1차 정육업체 → 2차 유통(중간 도소매) → 매장/마트 → 소비자
- 각 단계에서 평균 10~20%의 마진이 붙는다
- 특히 프리미엄 정육점이나 온라인 정육 브랜드는 포장/배송/마케팅 비용이 추가됨
▶ 실제 소비자가 100g당 2만원에 사는 한우 등심의 원가는 7~9천원대 수준인 경우도 있음
🌍 4. 수입육은 왜 싸다가 비싸졌나? – 환율과 해상운임
2021~2023년 사이 수입육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
- 환율 상승 – 1달러 1100원 → 1400원 이상으로 급등
- 운송비 증가 – 해상 컨테이너 비용 폭등
- 원산지 수급 차질 – 미국/유럽산 소고기 공급 차질, ASF로 인한 돼지고기 수입 감소
이로 인해 기존에 '저렴한 대안'으로 인식되던 수입육도 마트 기준 가격이 한우와의 차이가 20~30% 이내로 좁혀지는 현상 발생
▶ 소비자는 “차라리 조금 더 주고 국산 먹는다”는 선택으로 이동 중
🏦 5. 고기 가격의 미래 – 계속 오를까?
고기 가격의 향후 전망은 다음과 같은 요소에 따라 좌우된다:
- 사육두수 회복 여부: 한우 번식률은 최소 2년의 시간차 필요
- 곡물 시세: 옥수수/대두 가격이 사료비를 결정
- 수입육 공급 회복: 호주,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생산 회복 속도
- 소비 심리: 경기 불황 시 소비 위축 → 도매가 하락 가능성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 축산 환경규제 강화
- 스마트 축산·AI 기술 투자 비용 증가
- 프리미엄 고기 수요 지속 증가 → 결국 ‘고기=비싼 음식’이라는 인식은 더 강화될 전망
🎯 결론 – 고기 가격은 단순히 생산비가 아니다
우리가 먹는 고기 한 점에는 도축장의 열기, 경매장의 긴장, 유통 트럭의 진동, 정육점의 손맛, 마트의 마케팅이 다 포함되어 있다. 고기 가격은 생산비 + 유통 구조 + 소비 심리 + 국제 정세가 만든 결과물이다.
▶ ‘왜 이렇게 비싸?’라는 질문이 생길 때, 이 구조를 기억하자. 그 고기엔 수많은 손과 시간, 리스크가 함께 붙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