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

“덜미살, 가장 늦게 알려진 고기의 반란”

구이고기지기 2025. 5. 3. 11:41
728x90
반응형

– 목덜미 아래 감춰진 고기 애호가들의 비밀 무기


🧭 1. 덜미살이란 무엇인가?

돼지 머리와 목을 잇는 지점, 즉 ‘목덜미’ 근처에서 나오는 고기.
정확히 말하면 턱 밑부터 목 위쪽까지 이어지는 근막성 근육조직이다.
이 부위는 보통 도축과정에서 머리 고기 혹은 목전지와 함께 해체되어
정확히 덜미살이라 부르지 않고 통째로 분류되곤 한다.

→ 그래서 일반 소비자는 거의 못 보고,
고기 해체에 익숙한 식당 업주나 정육 전문가들만이 알고 있는 부위로 남아 있었다.


🔍 2. 왜 ‘덜미살’이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을까?

‘덜미’는 본래 목 뒷덜미를 가리키는 단어인데,
돼지 해체 과정에서 이 부위를 **‘머리 살’과 ‘목살’ 사이의 짧은 연결고리’**로 인식하게 되며
‘덜미’라는 고유명사로 독립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또 다른 설은,
옛날 정육점에서 "머리고기"로 분류되기 아까운 부위를 몰래 따로 팔기 위해
‘덜미살’이라는 은어에 가까운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시장 상인들의 증언도 있다.

즉, 갈매기살처럼
👉 ‘덜미살’이라는 이름엔 유통 현장의 흔적이 숨어 있다.


🧬 3. 덜미살의 해부학적 특징

덜미살은 항정살과 마블링 구조가 유사하지만,
근육 밀도와 섬유 방향, 지방 분포가 조금 다르다.

부위근육 조직감지방질식감
항정살 촘촘한 지방망 일정하게 섞임 부드럽고 고소함
덜미살 섬유질이 길고 탄성 있음 두껍고 깊게 분포 쫄깃하고 터짐
 
  • 덜미살은 지방이 깊숙이 박혀 있고,
  • 구웠을 때 ‘바삭한 겉’과 ‘터지는 속’이 극적으로 대조
  • 제대로 구우면 겉은 크리스피, 속은 쫀득한 풍미가 폭발

🍽 4. 조리법 – 제대로 먹으려면 이렇게 구워라

✔️ 1단계: 겉면을 강불에 ‘시어링’

  • 단단한 지방층이 있는 만큼,
    초기 고온에서 겉면을 태우듯이 구워야 지방막이 형성됨
    → 이게 풍미 보호막 역할

✔️ 2단계: 중불~약불로 ‘속 익히기’

  • 겉면이 익었으면 불을 줄이고
    속의 지방이 서서히 녹아나오게 만들어야 진짜 맛이 올라옴

✔️ 마무리: 얇게 썰고 소금or쌈장 찍기

  • 고기의 결이 길기 때문에 결 반대 방향으로 얇게 썰면 식감이 더 부드러움

🧠 5. 덜미살은 왜 식당 메뉴판에 잘 안 보일까?

  • 공급량이 너무 적다 → 1마리당 약 150g 수준
  • 도축, 해체 시 목전지나 머리고기와 혼합되어 나가기 때문에
    ‘덜미살’이라는 이름 자체로 유통되기 어려움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 항정살과 함께 묶어서 판매
  • 혹은 일부 정육식당에서만 “오늘 덜미살 있어요” 식으로 숨겨진 메뉴로 등장

💬 6. 고기 마니아들은 왜 덜미살에 꽂힐까?

  • 지방의 농도, 식감의 밀도, 유통의 희소성
    → 그 모든 게 마니아를 자극함

"덜미살은 찾기 힘든 ‘고기 덕후용 부위’다.
고기 좀 먹었다는 사람이 나중에 꼭 찾게 되는 부위가 바로 이거다."


📦 7. 덜미살,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 대형마트 → 거의 없음
  • 정육도매 → 일부 업장이 항정살과 함께 요청 시 낱개 출고 가능
  • 온라인 → ‘돼지 머리고기 특수부위’ 키워드로 일부 존재

⚠️ 검색 시 ‘돼지 턱살’, ‘목덜미살’로 표기된 경우가 많음


✅ 결론: 덜미살은 고기판에서 가장 늦게 등장하지만, 가장 오래 기억되는 고기다

삼겹살, 목살, 항정살 다 좋다.
하지만 **덜미살은 ‘한 번 빠지면 돌아가기 힘든 맛’**이다.

  • 찾기 어렵다
  • 많이 안 나온다
  • 잘 모른다
  • 그런데 먹어본 사람은 다음부터 일부러 찾는다

이것이 진짜 고기의 힙한 끝, 덜미살이다.

728x90
반응형